어렸을적 '아르센 루팡' 의 신나는 모험담을 읽었을 무렵부터 추리소설의 큰 재미에 푹빠졌었었다.마징가대 그레이트 마징가 마냥 '루팡대 홈즈' 라는 이야기에 열광하기도 하고 홈즈가 더 뛰어날까 아니면 루팡이 더 뛰어날까가 마징가가 이기냐 태권브이가 이기냐 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이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트릭이 난무하고 복선이 곳곳에 깔린 정통 추리소설을 읽는 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추리소설을 읽으면서는 내가 탐정이되는 감정이입이 되서는 아주 천천히 곱씹으면서 추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성격도 예전의 배만큼은 급해지고(?) 머리도 살짝 굳어버린 지금은 그런책을 읽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그래서 비교적 성격이 비슷한 스릴러 류에 눈이 많이 가는것 같기도 하고.. 저 두권의 ..
일요일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건진 책.발행일이 최근이라 도서관엔 없겠거니 하고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아마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많았던 듯.덕분에 한 구석에 아주 깨끗한 새 책처럼 잘 모셔져 있는 하드커버의 이 녀석을 가볍게 들고 와버렸다. 로마시대 수도교 담당 기술자인 아틸리우스는 전임자인 엑솜니우스가 갑자기 사라지는 바람에 그 후임으로 미세늄으로 발령받게 된다. 아틸리우스는 수도교의 이상징후를 포착하고 폼페이로 수도교 수리를 위해 떠나게 되는데..이 책은그 베수비오스 화산의 폭발을 전후한 4일간의 아틸리우스와 그 주변 인물들 이야기를 시간대별로 담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서 소재를 빌려온 히스토리 팩션은 다빈치 코드의 대흥행으로 우리나라에도 여러 권 소개되기도 하고 또 국내작가들도 그 붐에 편..
대학시절 교양필수 과목 중엔 '경제학 원론'도 있었다.그리고 분명히 그 시절 우리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시던 교수님(지금은 고인이 되신)은 지금의 경제를 휩쓸고 있는 자유주의 경제학파와는 상반된 이론을 가지셨던 분이었고 물론 나 또한 그러한 이론적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주류를 차지 하고 있는 것은 작은 정부를 외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맹바기 같은 신 자유주의 경제학이다.이들은 자유롭게 모든 나라가 공평하게 시장에서 경쟁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들의 주도하에 IMF나 세계은행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면서 그들의 주장대로 보호장벽을 철폐하고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야만(그렇게 해서 경쟁에 뒤쳐지는 부분을 도태시키고 잘하는 부분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인 경제의 발전을..
이 책을 종교에 심취한(특히 기독교-저자가 주로 공격하고 있는 모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떤 반응일지 자못 궁금해 진다.깔끔한 하드커버의 이 책의 원제는 해석하자면 "신이라는 망상" 이라고 하며 국내에는 만들어진 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묘하게도 이 책을 읽게 된 시기가 탈레반에 의한 대량 납치 상태가 시작된 시기와 겹쳐서 더욱 책이 흥미롭게 느껴졌다.책의 거의 첫머리에 있는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로버트 퍼시그 " 의 글처럼 이 책은 철저하게 인격적인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에 대하여 그 조목 조목 비판(끝으로 갈수록 거의 조롱의 수준)하고 과학자 답게 진화론적 입장에서 자기 주장을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챕터 별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 ..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가볍게 2000을 넘기며 끝없이 올라갈 것만 같던 주가가 오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1700선까지 내려 앉았다.실제적 위협이 아닌 심리적인 위협과 영향만으로도 존재하지 않는 돈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흥미롭게도 얼마 전에 읽은 종이의 음모는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바로 18세기 초 일어난 최초의 주식 거품 붕괴 사건인 남해회사 사건 의 시점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때 잘나갔던 복서였던 유대인 위버는 경기중 사고로 복서생활을 접고 요즘으로 말하면 해결사 생활을 하며 살아 가고 있는데 어느 날 그에게 성격이 다른 두가지 의뢰가 들어오고 처음에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사건이었던 이 사건들은 점차 하나의 커다란 음모로 모이고 위버는 조사로 목숨까지 위협받게 되는데…..
현재 이전 투구하는 정치판의 근본적 원인을 이 책만큼 날카롭고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는 책은 드물다. 폐이지는 대략 300여 페이지 정도 남짓 되지만 전문적인 정치학 용어와 문체들로 나 같은 비전공자가 쉽사리 진도를 나가기에는 무리가 조금 따른다. 게다가 얇은 지식으로 이 책에 담고 있는 내용을 맞다 그르다 논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의 미덕은 우리가 바래왔던 민주주의와는 알게 모르게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문제를 그 근본적 원인에서부터 결과까지를 잘 통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바는 민주주의의 근본원리이자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다원주의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서..
내가 배웠던 세계사책엔 비잔틴제국의 역사가 친절하게 단 몇줄로 요약되어 있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제국을 분할하여 아들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동로마는 그후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멸망되었다. 분할된후 서로마야 금방 망해버려서 쓸 이야기가 없다치지만 그후로도 1000여년을 존속했던 동로마(동로마라기 보단 비잔틴 제국이라고 불리는)의 이야기가 별 비중없이 다루어지고 있다는것은 세계사를 배울 당시로선 이해할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것은 마치 삼국지(물론 국내번역본)에서 공명이 오장원에서 죽은후 진짜 통일까지의 이야기들이 이전 이야기들에 비해 비중없이 다뤄진 것과 같은 게 아닐까?. 역사책이라고 보기엔 경망스러워 보이는 제목의 '종횡무진 동로마사'를 구입한건 벌써 3년전. 마치 중고생용 책제목같이 전혀 신뢰..
2주전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벼르고 벼르던 끝에 도서관에서 빌렸다. 이 책을 선뜻 빌리기가 꺼려졌던 것은 900페이지에 달하는 하드커버 책의 위용 때문일 거다. 저 정도쯤 되면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서 오가는 도중 읽기도 뭐하고 대여기간인 2주안에 읽기에는 조금 버거울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 우리나라에 "지식의 원전" 이라고 번역되어 소개된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렇게 본다면 저자가 쓴 르포르타쥬 장르의 시리즈 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보통의 역사책 들이 여러 가지 문헌들을 토대로 시대의 역사를 서술자의 입장에서 써 내려간 것이라면 이 책은 그 여러 가지에 속하는 문헌들을 르포의 형태로 가감 없이 그대로 담고 있다.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의 주요한 현장(책 초기에 나..
대한민국에는 소프트웨어가 없다. 무척이나 자극적인 제목의 이책은 나온지는 벌써 한4년쯤된 책이다. 과연 누구길래 이러한 자극적이다 못해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썼을까? 저자의 약력을 약력사항과 책의 내용을 통해 살펴보면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공학을 전공하고 미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실리콘밸리에서 벤쳐기업을 세운것으로 되어있다.그리고 현재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듯한데 아마도 국내환경과는 다른 미국에서 경험하고 배워왔던것들에 대한 경험이 이런책에서 국내 IT산업(전자제품이나 반도체등 제조업까지를 아우르는 IT말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협의의 IT에 주촛점을 맞추고 있다)에 대해 쓴소리를 한게 아닌가 싶다. 사실 책내용은 쓴소리라기보단 쓴소리를 넘어서 거의 절망에 가까운 절규의 내용이다. 크게 네가지의 챕터로 나..
드디어 책읽기를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책을 다읽었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식스센스이후 하나의 유행처럼 되버린 반전.. 이책의 마지막이 선사하는 충격은 그반전에 있다.하지만 이미 그런류의 반전에 익숙해져서 일까 책을 너무 늦게 읽어서 인지 마지막의 반전이 주는 충격은 상상하던 바의 이하이긴 하다. 살인자들을 수용하는 섬의 교도소.. 교도소에서 제소자가 사라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되는 두명의 형사.... 그리고 그때부터 나흘간의 이야기가 이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다. 식스센스의 그꼬마가 그랬던가..'유령들은 항상 자기들이 보고 싶은것만 본다' 라고 나는 책의 마지막을 덮고났을때 그 대사가 생각났다.. 사람들은(나를 포함한) 자기가 보고 싶은것만 보려하는 경향이 있다.그래서 항상 서로 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