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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종교에 심취한(특히 기독교-저자가 주로 공격하고 있는 모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떤 반응일지 자못 궁금해 진다.깔끔한 하드커버의 이 책의 원제는 해석하자면 "신이라는 망상" 이라고 하며 국내에는 만들어진 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묘하게도 이 책을 읽게 된 시기가 탈레반에 의한 대량 납치 상태가 시작된 시기와 겹쳐서 더욱 책이 흥미롭게 느껴졌다.책의 거의 첫머리에 있는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로버트 퍼시그 "
의 글처럼 이 책은 철저하게 인격적인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에 대하여 그 조목 조목 비판(끝으로 갈수록 거의 조롱의 수준)하고 과학자 답게 진화론적 입장에서 자기 주장을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챕터 별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로부터 시작해서 일반적으로 그렇다 라고 생각하는 종교적인 관점에서의 주장들(이를 테면 종교적인 가르침으로 인하여 우리들 인간들의 도덕적인 기준이 만들어 진 것이다 등과 같은)과 그에 상응하여 실제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를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파괴하고 있다.
다만 인용한 글들과 지식의 내용들에 전문전인 것들이 많아서 다소 쉽게 이해하거나 접근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고 저자가 공격하거나 예를 들고 있는 사례들이 주로 영미권의 사례들이라서 낯선 감이 없지 않아 있다.
하드커버 책의 두께 만큼이나 종교가 없는 나에게도 이 책의 내용은 충격적인 면이 많이 있다.저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신이라는 존재를 믿음으로써 생기는 안식과 안정 자체도 부정하고 있다.즉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신이라는 존재를 벗어나서 생각해 보면 사실 신에게 의지하거나 신에게서 안정을 찾는 행위가 얼마나 소용없는 일이며 신을 믿으나 안 믿으나 심리적인 안식과 안정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글쎄 아마도 나 에게는 매일 지하철 역에서 "불신지옥 예수 천국"을 외쳐 대는 사람의 말보다 "리차드 도킨스"의 신이라는 망상과 굴레를 버리고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같은 문제에 대한 다른 입장(신의 존재의 증명에 대한 종교와 과학자의 입장등과 같은)에 관심 있거나 요새 종교에서 하는 짓이 꼴 보기 싫은 사람들에겐 아주 시원하고 명쾌한 책이 될 거 같다.
신자들에겐?
아마도 일부 광신도들에겐 "사탄의 역사"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한번쯤 읽어 본다면 믿음이 굳건해지거나 아니면 한번쯤 신의 존재를 의심해 보거나 둘 중 하나겠지.
Ps.개인적으로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본 종교와 과학의 다른 점 이라면 과학은 새로운 사실이 증명되거나 발견되면 틀린 점을 반성하고 수정하면서 변화할 수 있다는 점.
반면에 종교는 마치 그 자체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유감스럽게도 중요한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전에는 틀린 점 을 반성하고 수정할 수 없다는 것 그런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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