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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교양필수 과목 중엔 '경제학 원론'도 있었다.그리고 분명히 그 시절 우리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시던 교수님(지금은 고인이 되신)은 지금의 경제를 휩쓸고 있는 자유주의 경제학파와는 상반된 이론을 가지셨던 분이었고 물론 나 또한 그러한 이론적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주류를 차지 하고 있는 것은 작은 정부를 외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맹바기 같은 신 자유주의 경제학이다.이들은 자유롭게 모든 나라가 공평하게 시장에서 경쟁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들의 주도하에 IMF나 세계은행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면서 그들의 주장대로 보호장벽을 철폐하고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야만(그렇게 해서 경쟁에 뒤쳐지는 부분을 도태시키고 잘하는 부분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인 경제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지속적으로 신 자유주의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국내(특히 개발도상국) 유치산업의 보호를 역설하는 장하준 교수는 그들에게 이단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하지만 경제학을 떠나서 보더라도 국내에서 출간하자 마자 베스트 셀러대열에 올라선 장하준 교수의 신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어떤면 으로든 흥미 있는 책이다.

  •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들은 그들이 가르치는 방법으로 성공하지 않았다

저자가 지칭하고 있는 나쁜 사마리아 인들이란 현재 경제를 주도하면서 저개발국가들에게 자유시장 경제이론을 신앙처럼 설파하고 경제정책으로 사용하도록 강요하면서 나쁜길로(저자가 보기에)이끄는 선진국들을 말한다.

저자가 첫장부터 전체장에 걸쳐 일관되게 설명하면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실제로 이 나쁜 사마리아 인들은 현재의 위치(경제의 부문)에 오르기까지 실제로는 그들이 이렇게 하면 잘살 수 있다고 떠드는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해왔다는 것이다.즉 오늘날의 미국이나 영국 같은 경제 선진국들도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신생 후진국들이었으며 이를 따라잡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택한 방법은 관세등을 통해 내부산업을 경쟁력이 갖춰질 때 까지 보호하고 육성했다는 것이다.또한 신 자유주의에서 절대적인 믿음으로 여기고 있는 것들과 그에 따라 알려진 잘못된 생각 등에 대하여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특히나 민족의 문화적인 특성이 경제발전을 좌우한다는 널리 알려진 우리들의 믿음에 대하여 던지는 비판은 신선하다.(책의 마지막 장에 있는 일본과 독일의 예를 보면)

  • 그렇다면 대안은?

지난 80년대 이후로 미국이 주도가 되어서 진행한 개도국에 대한 신 자유주의 경제하의 정책들은 명백히 실패했다는 게 저장의 주장이다.오히려 신 자유주의의 입장에서는 명백히 죄악시되던 정책들(예를 들면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보호 및 육성) 이 행해지고 선진국들이 개도국에게 특혜를 주고 그런 정책을 장려하던 70년대 에 보다 역동적이고 놀랄만한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개발국가가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재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들만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 아니라 다음단계로 발전하기 위한 필수산업(특히 제조업)을 육성하고 이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 국가가 이를 보호 하고 육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대세는 저개발국이나 선진국이나 서로간의 벽을 허물고 공정하게 경쟁하자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서로가 각자 잘하는 부분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서로에게 윈윈이 된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지난 20년 동안의 그 정책들의 결과는 우리가 미국과의 FTA를 우려하고 있거나 IMF이후 겪었던 일들(비교적 발전단계가 높았던 우리나라마저도)처럼 체급이 다른 선수끼리의 싸움은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 수 없으며 아무런 경쟁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처음부터 공정하게 경쟁하라고 한다면 저개발국들은 아마도 영원히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책 말미에 가지는 희망은 현재의 정책을 주도하는 선진국들은 과거 60-70년대 개도국의 번영을 지원했던 시절이 있었으며 현재의 경제 정책 입안자들의 생각 역시 자국의 이익 때문 이라기 보다는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꾸준히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실패한 정책이란 점을 인식 시킨다면 다시 번영기의 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런 책을 계속 쓴다는 저자의 희망적인 생각이 앞으로 맞을지 틀릴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들에 대부분 수긍이 간다.그 동안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맞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들이 실례와 증거를 통해 이야기 되고 있으며 경제학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단 각 장마다 숫자로 분류된 주석이 장의 끝이나 페이지에 나오지 않고 맨 뒤에 부록처럼 나온다는 점에서 주석을 찾아보기가 불편하다는 점은 책에 있어선 옥의티 라고나 할까?

PS. 다음은 이 책에서 나온 내용 중 개인적으로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흥미 있는 주제들이다

  • 경제가 발전하면 민주주의는 이루어 지는가?혹은 민주주의를 하려면 경제를 발전 시켜야 하는가?
  • 물가상승률은 반드시 낮아야만 좋을까?
  • 우리나라나 일본은 국민성이 부지런해서 산업화에 성공했을까?
  • 작은 정부가 항상 올바른가?
  • 통화와 관련된 중앙은행이나 기타 경제관련 부처들이 정치와 상관없이 중립적이어야만 하는가?
  • 부정부패는 항상 나쁜가?그럼 부정부패가 없으면 경제는 발전할까?
  • 지적 재산권과 특허는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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