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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벼르고 벼르던 끝에 도서관에서 빌렸다. 이 책을 선뜻 빌리기가 꺼려졌던 것은 900페이지에 달하는 하드커버 책의 위용 때문일 거다.
저 정도쯤 되면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서 오가는 도중 읽기도 뭐하고 대여기간인 2주안에 읽기에는 조금 버거울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 우리나라에 "지식의 원전" 이라고 번역되어 소개된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렇게 본다면 저자가 쓴 르포르타쥬 장르의 시리즈 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보통의 역사책 들이 여러 가지 문헌들을 토대로 시대의 역사를 서술자의 입장에서 써 내려간 것이라면 이 책은 그 여러 가지에 속하는 문헌들을 르포의 형태로 가감 없이 그대로 담고 있다.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의 주요한 현장(책 초기에 나오는 독약을 마시는 소크라 테스,넬슨제독의 최후)에 있던 사람들의 기록들에서부터 당시 시대상을 알게 해주는 기록들(콜레라,프랑스 선원의 생활)에 이르기 까지 저자가 아닌 원 기록자들의 기록을 그대로 담고있다(물론 저자의 설명과 편저자의 견해가 각 기록마다 딸려져 있긴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역사의 흐름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겐 다소 책이 딱딱하고 지루하게 여겨질 만한다. 게다가 책의 두께 마저도 읽는 이를 압도하고 남는다.
하지만 이 책을 레포트나 학술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부담 없이 읽어간다면 두껍고 지루한 내용이 그리 큰 부담이 되는것도 아니다. 기록을 모은 것이므로 하나하나의 챕터가 2-10페이지 내외라서 진도가 빨리 나가는데다 굳이 이해하려고 들지 않는다면 지루하거나 관심밖,혹은 이해하거나 상상이 안되는 부분은 살짝 건너뛰고 읽는다면 두꺼운 페이지가 어느새 바닥을 보이는 것을 보게될것이다.
책 표지 에서 암시 하듯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 이책의 반 이상의 기록은 전쟁과 싸움질에 관한 기록들이다. 인간들이 살아온 그짧은 역사속에서 전쟁이란게 없었으면 얼마나 심심한 역사였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 인간사의 밝은 면보다는 주로 그런쪽의 사악하고 어두운 역사의 일면을 보게 되지만 어두운 기록들과 그에 관련된 역사의 기록속에서 뭔가 배운게 있고 반성할수 있다면 나쁜 역사의 기록들을 들춰보는 것도 그닥 나쁘지는 않을 듯 싶다.
끝으로 이책은 개인적으로 폰트가 작고 두꺼운 데다 그림 없는 류의 책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는 딱 어울리는 책이지만 진짜 삽화 하나 없고 글만 빼곡하다는 점에 유의 하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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