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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파리에서의 셋째날


한국에 있었더라면 현충일이었을 6월6일.오전에 베르사이유를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베르사이유는 파리에서 한 20km쯤 떨어져 있는데 워낙 표사는 줄,입장하는 줄이 길기로 유명해서 다들 개장시간에 맞춰 가볼것을 권하고 있다.

에버랜드에 표사려고 줄서는 거나 입장시간에 들어가려고 줄서는 거 이런거 상상하면 될텐데 궁은 장소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줄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특히나 사람이 많다는 주말을 피해 일정을 잡았다.더우기 하절기 주말엔 정원에서 분수쇼 라는 걸 하는데 그건 분수쇼 비용을 따로 받는다고.쳇 그깟 분수쇼


1.베르사이유 가는길


출발하자고


교통편


베르사이유 가는 방법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외곽 전철선인 RER C선을 타는 것.일반적으로 많이들 추천하는 파리시내의 앵발리드에서 출발한다고 했을때 대략 40 ~ 50분쯤 걸린다.우리도 호텔에서 조식 후 7시 50분 쯤 호텔을 출발했다.메트로 가는길에 있는 빵집에서 베르사이유에서 점심으로 대용할 바게뜨를 비롯한 빵을 사서 가방에 들어갈 크기로 적당히 잘라 달라고 했다.


베르사이유는 4존지역으로 4존짜리 패스를 끊어야 하는데 오늘 오후에 돌아 다닐것을 고려하면 4존짜리 모빌리스를 사는게 왕복으로 티켓을 구입하는 것보단 경제적이다.그때 그때 표를 사야하는 귀찮음도 없고.


베르사이유로


앵발리드에서 RER로 환승을 할 수 있는데 이때 RER C선은 파리 외곽에서 두개로 갈라지므로 목적지를 잘 확인해야 한다.종점이 Versallles-Rive Gauche인 RER C선을 타고 종점까지 가야 하는데 앵발리드의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죄다 그리 가는 것이므로 사람들이 많이 타는 걸 타면 된다.게다가 한국인 관광객도 엄청 많아서 잘못 탈 염려는 것의 없는 것으로(그래도 방향은 잘 확인하자)

베르사이유 궁 정문쪽


종점에서 내려서 하나뿐인 역출구를 나가면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다.이 횡단보도를 건너면 맥도날드가 있으므로 점심 준비가 안됐으며 여기서 햄버거라도 사가자.베르사이유 정원에서 빵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물론 제대로된 식사를 위한 식당도 정원에 있으므로 거기서 해결해도 된다.


맥도날드 앞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진행방향 왼쪽으로 베르사이유로 가는 대로가 나온다.길 잃을 염려가 없이 매우 단순한 길이니 걱정할 필요 없겠다.

루이14세 기마상


베르사이유 정문


우리의 왕궁 정문과는 사뭇다른 조금은 어설퍼보이는 철제 정문을 지나면 금색으로 떡칠된 베르사이유 궁을 마주할 수 있다.


베르사이유 궁 앞


정면으로 보이는 베르사이유는 겉모습은 조금 화려한 것 빼고는 적어도 파리시내에 있는 다른 건물과 비슷해 보이지만 베르사이유의 진정한 모습은 궁 뒤쪽에 펼쳐진 장대한 정원이다.궁에 입장하려는 줄이 길때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그럴때는 정원을 먼저보고 꺼꾸로 입장하면 된다.하지만 오늘은 사람이 없어서 바로 입장 가능(누가 입장하는데 1시간씩 기다린다고 했어?).


어제 개시한 뮤지엄패스로 표구입없이 바로 입장하는데 입장시 가방안을 검사한다.

궁내부의 왕의 가족들이 이용한 성당


베르사이유궁은 루브르와 함께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지원된다.루브루의 오디오 가이드는 대한항공이 후원해서 만들어진 반면 이곳의 오디오 가이드는 '송혜교' 개인의 후원으로 한국어 가이드가 만들어졌단다(올~~~)


2.베르사이유 궁


궁의 입구에서 언어에 맞는 오디오 가이드를 신청하면 되는데 사람이 많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쯤에는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이 기계는 각 방이나 가이드 표시된 작품근처로 가면 자동으로 작동한다.그리고 더 좋은 점은 무료다^^.단 이어폰은 제공안되니까 반드시 가지고 가자.

 

전시된 베르사이유 궁 모형


베르사이유 모형이 전시된 시설을 지나 본격적으로 관람을 시작하면 초기의 몇개방에서는 베르사이유 궁의 역사 와 당시의 생활상을 상영하고 있다.한국말 오디오 가이드와 같이 들으면 제법 재미있다.

마리앙투와네트


이 궁의 마지막 주인이었을 마리앙투와네트.태어날때 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생각하는 자체가 일반사람들과는 틀렸던 여인이라 프랑스 대혁명당시 보여준 행동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우리나라의 어떤분과 비슷한).충분히 살수도 도망칠 수도 있었으나 최후의 몇가지 삽질 때문에 결국은 루이16세 처형이후 단두대에서 생을 마쳤다.어떤면에서는 매우 불쌍.



왕으로서의 뽀다구를 중요시한 루이14세 이어서 인지 그 내부는 정말 웅장함과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보통 이런류의 궁이라면 혁명이나 점령당하게 되면 털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민군이나 심지어 적군까지도 들어오자마자 베르사이유 궁을 털려는 생각 자체를 잊어버렸을 법 하다.

왕실 성당 입구


윗층으로 올라가자 아까 1층에서 잠깐 보았던 베르사이유 궁의 왕실성당으로 열린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성당 정면

성당의 천정화


기둥의 장식,천정화,금박등 지금 건축한다고 해도 엄청 돈을 쏟아 부었을 만한 규모다.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그들만의 세상에서 일반 국민들의 삶과 격리되서 그들만의 세상에서 살다보니 왕조의 결말은 매우 비극적으로 끝나 버렸다.


그림을 비롯한 존재하는 모든게 크다

천장에 이런걸 그려놨다


언뜻보면 튀어나온 요철형태로 하나로 연결된 베르사이유 궁의 오른쪽으로 가면 이궁의 하이라이트인 거울의 방과 전쟁 갤러리로 갈수 수 있다.사실 방이라기 보단(이게 무슨 방이야~~)....


오디오가이드에 열중하는 민우.이어폰 꼭 가지고 가자

지금 위치를 표시해주는 맵


많은 투어객들과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거울의 방 입구인 것.


거울의 방 입구


베르사이유에서 가장 유명한 방답게 사람들로 엄청 붐비지만 방이라고 하기엔 워낙 넓은데다 쉽게 아침 일찍 들어와서 인지 그렇게 심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방은 독일과의 악연으로 얽혀있는데 나폴레옹 전쟁 이후 독일이 비스마르크의 지도아래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통일 작업을 완료하고 잠재적인 적국인 프랑스를 꺾어 놓고자 나폴레옹 3세 시절 프랑스와 전쟁을 벌이는데 이게 보불전쟁.세간의 예상과는 달리 프랑스가 원사이드하게 밀려버리고 프러시아의 빌헬름 1세는 이방에서 즉위식을 거행 프랑스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린다.이때 프랑스는 알사스와 로렌을 독일에 양도하는데 이걸 배경으로 한 소설이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


거울의 방?거울의 광장?


하지만 자신에 찬 독일은 비스마르크의 실각이후 그가 만들어놓은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군국주의의 길로 나가서 결국 1차세계전을 일으키지만 다 알다시피 쫄딱 망하고 그 종전조약으로 독일에게 굴욕적인 베르사이유 조약을 맺은 곳 또한 이방이었다.물론 예전의 그때를 잊지않았던 뒤끝있던 프랑스인들의 복수^^.그 이후에 다시 히틀러가 여길 점령하긴 하지만 어쨋든 여러가지로 재미있는 역사가 얽혀 있는 곳이다.


이많은 사람들.물론 또 한꺼번에 썰물처럼 빠진다


이런 침실을 원한다구


거울의방을 나와 평소 색시가 꿈꾸는 풍의 디자인을 가진 침실 몇개를 지나면 프랑스가 간연했던 주요 전쟁을 주제로 한 전쟁의 방과 전쟁 갤러리에 들어설 수 있다(요새로 치면 종군기자의 종군사진 같은)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 나폴레옹 대관식


한쪽 벽면을 가득채운 나폴레옹의 대관식 그림.나폴레옹의 의뢰로 그려졌는데 이 작품은 의뢰당시 총 3점이 의뢰됐다고 하는데 완성된건 2점으로 하나는 여기 베르사이유에 또 다른 하나는 루브르에 소장중이다.엄연히 동일한 작가가 그렸지만 완성된 시간대가 틀림으로 해서 복장등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저끝까지.


전쟁 갤러리 양벽면엔 프랑스가 관여했던 전쟁들,백년전쟁,쟌다르크,미국 독립전쟁,나폴레옹 전쟁시대의 주요전투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지금이었다면 카파와 같은 종군기자들의 종군 사진 라이브러리 쯤 이었을 것이다.


장군들의 흉상.


백년전쟁과 30년 전쟁을 거쳐 봉건시대에서 절대왕정이 확립되고 프랑스 대혁명의 결과로 절대왕정이 무너지면서 난세의 영웅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하는 프랑스의 황금기가 이안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복도에도 프랑스의 유명한 귀족,왕들의 흉상,전신상들이 늘어서 있다.

프랑의 황금기의 쥔공.나폴레옹 1세의 상


나폴레옹 1세의 상은 지나치게 미화되어 있지 않나 생각된다.그림등을 통해 남겨져 있는 나폴레옹의 이미지는 땅딱말한 약간은 신경질적인 뚱보의 이미지 였는데 이 동상은 훤칠한 조각미남이니.


복도를 지나 몇개의 방을 끝으로 궁전을 나와서 이제 베르사이유의 거대한 정원으로 향한다.


3.루브르의 정원


테마파크 보다 커다란 루브루의 정원을 땡볕에 돌아다니기 위해선 튼튼한 다리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베르사이유 정원에 들어서면 이런 관광객들을 위해 정원의 포인트들을 연결해주는 꼬마 기차가 운영된다.(썩 자주 오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별도로 어른이 7유로쯤 하는 왕복티켓을 구입해야 한다(코끼리 열차에 비하면 열라 비쌈).

비싼 만큼 1회용은 아니고 내려서 구경하다 다시 다른 기차를 집어 탈 수 있다.


정원은 왕비가 서민 코스프레를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정원을 비롯한 여러개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언제 다볼까 하는 걱정은 개뿔...ㅜㅜ 

날씨가 너무 더웠던 관계로 꼬마기차로 대충 흝어 보기로 했다.사실 정원에 대한 엄청난 흥미보다는 날씨가 너무더워 지치는게 더 힘들어서..


각지게 다듬은 정원수들


이곳 대정원의 정원수들은 네모형태로 모두 다듬어져 있는데 이건 그때 당시의 유명한 정원가의 작품이라고.그때 이후로 정원수들은 이런식으로 손본다고 한다(자연을 그대로 이용하는 우리네 궁과는 마이 달라).


잔디나 풀밭을 끔찍히 아끼는 우리와는 달리 여긴 정말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 빼고는 자유롭게 들어 갈 수 있다.근처에서 놀러온 듯한 사람들.소풍온 것처럼 보이는 학생들.여긴 마치 유명한 관광지 라기 보단 우리네로 치면 한강변 같은 유원지 같은 느낌이다.

중앙의 분수


주말이면 이 분수들에서 물을 뿜는 분수쇼를 할테지만 그 닦 보고싶지는 않다는..


저멀리 베르사이유 궁


분수가 있는 이곳에서 우리가 나왔던 베르사이유 궁을 보면 이렇다.


그늘진 벤치에서 아침에 준비해 온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꼬마기차를 타고 다시 처음의 위치로 돌아온다.그 꼬마기차에서 한달째 유럽을 유랑중인 우리나라 남자 대학생 둘을 만났다.친구끼리 여행중인데 배낭여행중이라 아무래도 여러가지로 고생이긴 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럽다.우리때는 거의 꿈도 못 꿀 일이었는데 이제 유럽에 배낭여행으로 돌아다니는 한국학생들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민우도 스무살때 쯤 되면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보낼 생각.


암튼 사진을 정상적인 모습으로 찍는 때가 거의 없다.

이렇게 베르사이유여 안녕


더위와의 사투를 벌였던 베르사이유의 정원과도 이별할 시간.웅장한 베르사이유 궁 내부에 경탄한 나머지 나의 경우에는 이 더없이 넓고 멋진 정원은 사실 별로 였다.내가 이런걸 그닦 흥미 있어하는 것도 아니라서.


암튼 이 엄청난 정원과 궁을 짓고 소유할 수 있었을 루이 14세는 이 궁을 지었을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해 본다.루이14세가 몇백년전쯤 서있었을 그자리에서 바라보는 베르사이유의 모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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