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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마지막 밤.비가 오고 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출발로 시작한 11월이 벌써 끝났다.일년으로 치면 이제 한달만 남은셈.
11월은 이것저것 환경의 변화가 많다보니 몸도 마음도 급하고 바쁘기만 했다.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거늘.

11월 1일 그동안 지리하게 끌어오던 회사 vs 회사의 협상이 끝나서 결국은 지난 15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자의반 타이반으로 떠났다.일과 자리는 그대로인데 회사만 바뀌는 셈.이미 회사에 내가 알던 사람들,그리고 사회에 첫발을 내딜때 같이 했던 100여명 넘던 입사동기들은 거의 다 떠났지만 10년넘게 다닌 첫 직장을 바꾼다는 건 쉽게 결정할만한 일은 아니다.
다만 한가지 위로가 되는 건 그래도 많은 시간을 같이한 부서 동료들도 대부분 같이 한다는 것.그들마져 없었다면.

11월 1일 회사를 바꾸면서 드디어 본격적으로 차세대 프로젝트에 투입됐다.그동안 이것저것 방향을 바꾸고 싶어도 프로젝트를 겉에서 철저하게 방관자의 입장이라서 애써 무관심 했던 것들과 드디어 마주하게 된것.
마주하게 된 현실은 막막함 그자체.프로젝트의 상태는 생각보다 안좋고 이 상태가 다만 얼마간이라도 지속된다면 예정된 4월초에 오픈한다는 건 뇌사상태의 환자의 손을 잡고 제발 눈좀 떠달라고 기적을 비는 것과 마찬가지 일 거다.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지만 암튼 만일 제시간에 프로젝트를 끝낼 수 없더라도 그 시간을 되도록 줄이는 것 그게 이제부터 중요한 일이겠지.

11월 중순 회사전체 인원이 설악산으로 워크샵을 갔었다.얼마전 까지 있던 회사의 인원규모에 비해 1/10 수준인 80명 내외라 가능했던 일.굳이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찾아다니고 하지 않아도 금방 서로들 친해질 수 있는 사람들.커다란 규모의 짜임새 있고 기계적인 회사보단 어딘가 약간은 어설퍼 보이지만 사람냄새가 난다.그래서 좋다.

워크샵 둘째날 설악산 산행


11월 15일 벌써 내가 나이를 먹었던가.인생의 1/3을 살았네(^^ 아주 오래오래 살것이므로).
아들녀석이 조촐하게 축하를 해준다.요즘 아빠의 입술을 극렬하게 피하는 녀석의 가장 큰 선물은 아빠 입술에 뽀뽀..하핫.언제나 청춘일거 같았는데 이젠 정말 아저씨가 다 됐다니..ㅠㅠ

민우의 이쁜 포즈..


나이를 먹어갈 수록 이전의 패기와 깡과 시크함을 잃어간다.애가 커가고 책임질 일들은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소심해 지는 건지 원.그러지 말자!
그러지 말자!그러지 말자!그러지 말자!그러지 말자!...............ㅠㅠ

다사다난하고 오랫만에 정신없는 11월을 보내고 나니 이제서야 뭔가좀 정리하거나 준비할 틈이 생긴다.

힘들고 바쁘기 보단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고...
책임지는 일이 많아지고 부담이 늘었다기 보단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서 투지가 불탄다고...
늦었다고 생각하기 보단 아직 늦었는지 어떤지는 해보지도 않았다고...
그렇다고..그렇다고..

너에게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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