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의 우아한 손~

9월 마지막 주에 비가 온 이후로 날씨가 급 쌀쌀해 졌다.일교차도 상당하고 햇빛이 드는 곳과 안드는 곳의 차이도 상당하다.

사극의 단골 촬영지인 한국 민속촌은 가까운 용인에 있긴하지만 학교에서 소풍이라도 가본적이 없으니 사실상 태어나서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것.같은 용인에 있지만 에버랜드였다면 사람들 때문이라도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 했을 테지만 민속촌은 좀 방심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구루폰,쿠팡,티몬등등에서 티켓을 엄청나게 팔아먹은듯(나도 그중하나지만).주자창 입구에서 주차장 들어가는데만 30분 정도 걸린거 같다.게다가 티켓 교환하기 위해 서있는줄 이라니.거기서도 한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쌀쌀한 날씨에 다들 잠바하나씩 걸쳤는데 그냥 남방하나 입고 온걸 심하게 후회하면서(덕분에 지금 감기기운이) 힘겹게 줄서서 티켓을 교환했다.

디딜방아

민속촌엔 교과서에서 보거나 글로만 씌여져 있던 물건들이 많이 있지만 그건 중고등학생이나 그렇고 민우는 뭐 신기해 하지도 않고 오직 관심은 민속촌에 있다는 놀이기구에만 있더라는 ㅠㅠ.

옥수수 말리는 중

이젠 이런 풍경이나 정취는 이런 곳에나 와야 볼 수 있다는.나이드신 어르신들은 아마도 이때를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가을날씨에 오랫만에 흙을 밟고 그나마 현대적인 패스트푸드나 편의점등을 보지않으며 여유롭게 산책하는 게 나쁘지는 않다.

이런거 보기 힘들다는

내가 이런곳 말고 말고 일상에서 초가지붕을 봤던 기억은 저멀리 군생활 시절 양구에서 훈련하러 행군하노라면 길가에 한집이 저런 초가집이 있었다.언젠가는 지붕을 갈던 것도 본적이 있었다.지금봐서 생각해보면 그런건 이젠 돈 주고도 볼 수있는 곳이 없을듯.

민속촌도 식후경

이런거 안들고 다니면 편하긴 한데 오늘은 소풍오는 기분으로 온 탓에 김밥을 집에서 싸왔다.제육볶음과 더불어 울 색시가 자랑하는 메뉴가 김밥.잘싸고 맛있게 산다.중간건 마트에서 파는 샐러드 재료에 드레싱을 얹은것.역시 마트엔 안파는게 없다.드레싱만 좀 좋았으면 괜찮았을 건데 마트에도 드레싱은 좋은게 없더라는..

민속촌엔 몇가지 다른데서 보기 힘든 공연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줄타기.줄타기를 가까이서 실제로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울 색시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본다.나는 감탄사를 색시는 걱정의 비명을...

안전장구는 부채와 밑의 모래바닥 밖에는 없는 외줄에서 놀라운 기술을 선보이는 데에는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그저 직접 보는 수 밖에.
이 분 연세가 예순일곱이시더라는.하지만 공연내내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고 열정적으로 공연하시는 모습이 그 어떤 젊은이보다 젊고 기백이 있다

기수의 귀여운 포즈

대미를 장식하는 고급 기술

그리고 또 한가지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마상무예장에선 마상무예 공연도 벌어진다.날렵한 무예단(그중엔 단장으로 보이는 카리스마 쩌는 여자분도 있더라는)들의 신기한 묘기는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아마도 오랜 옛날 평원에서 저렇게 말을 자유자재로 타면서 싸웠겠지.요새로 치면 영화에서 자동차로 드리프트 같은 절묘한 기술을 선보이는거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차와 드라이버가 하나가 되듯 말과 기수가 하나가 되서 펼치는 기술이란...

민우가 찍어준 사진

쌀쌀하지만 따듯한 햇빛아래의 민속촌에선 타임머신을 꺼꾸로 타고 고즈넉하게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아파트 같은데선 볼 수없는 장독대,우물,그리고 나무들이 딸린 정원들.한가롭게 시간이 멈춰진 듯한 곳을 거닐다 보면 내가 살고

물수제비 연마중인 민우

있는 시간도 따라서 멈춰서서 천천히 흘러가는 듯 하다.지금껏 아파트라는 공간에서만 살아온 민우는 지금은 잘 이해는 못하겠지만 가장 오래 흙을 밟고서 처음으로 세상의 다르게 생긴 집들을 처음 구경한 날일 것이다.더불어 일요일에 숙제하라고 다그치지 않아서 좋은 날이기도 하고.

한가로이 주막 마루에서.^^

민속촌의 끝자락의 언덕에 올라 가보면 이렇게 한가롭고 넓다란 옛날 건물들이 서있는 공간과 좁은 길 하나 사이를 둔 현대식 건물과 유흥시설들이 보인다.뭐랄가 이상한 이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광경이다.


그리고 이 민속촌의 출구를 나서면 나는 다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콘크리트,유리로 만들어진 건물들의 세계로 진입한다.민우에겐 원래부터 세상은 이렇게 생겼었던 세상으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