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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오려는지 바람이 불고 날씨가 꾸물대더니 오전 일찍부터 비가오기 시작한다.
요몇주 뿌옇게 스모그가 끼인 하늘이 불만스러웠는데...
한번에 씻겨나간다.

그런데 이눔이 강원도에는 또 난리를 쳤나보다 10월말에 200미리의 강수라니..

암튼 비오는 날은 아침 부터 가라앉는다.간만에 오는 비라 좋기도 하지만
어제,그제 다녀온 워크샵때문에 피곤하지만 민우녀석이 아침부터 부지런히 깨운다.
비가오던지 날이 맑던지 인생이 행복한가 보다.쩝.. 부럽다...

일찌감치 아침후 커피한잔..일요일은 이렇게 어느새 하다보면 벌써 점심때가 되버린다.
밥하기 싫어진 우리 색시..꼬시기 시작한다..

"비오는데 매콤한게 먹고싶어져.."
"그래? 난 점심땐 찌게같이 매콤하고 국물 있는거 싫은데.."

"닭도 먹고싶어진다"
"점심때 닭은 이상하자나..밥먹어야지"

"짜장면도 먹고싶은데.."
"기름지고 느끼한것도 싫어.어제그제.술을 많이 먹었더니"

"보쌈은 어때?"
"워크샵가서 고기 싫컷먹어서 당분간 고기는 싫은데.."

동네에 있는 음식점 종류별로 다 나오고 있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은 신랑...드디어..울색시 화낸다...-.-;;;
"그럼 잘됐네..나도 살뺄겸..굶어~~!!!!!!"

"안돼..배고파..그래도 점심은 먹어야지.."
"으그~~~    >.<   "

암튼 이상태론 밥얻어먹기는 틀렸다는 생각에 타협한다.동네 위쪽 신림동이랑 연결되는 도로쪽으로 가면
수타 자장면을 파는곳이 있다.일년전부터 성업중인데..
입소문을 타고 산에갔다 오는 사람들과 점심먹으로 온사람들로 항상 만원을 이루는 곳이다.
물론 배달은 노오~!

                        [ 비오는 날이라 더 답답한지..코를 청소하고 있는 아들]

세수하고 옷을 이것저것 주워입고 집을 나선다.
가게까지는 차로 5분도 안되는 거리.
비가오면 조금 사람들이 적을거라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임이 판명되었다.
길가 까지 구름처럼 늘어선 사람들..예약대기 명부엔 두장이나 가득 차있었다.
적어도 한시간은 기다려야 할상황...

할수없다..굶어죽을수는 없지.다른 먹을거리를 찾기로 한다.
아..비오는날..칼국수가 먹고 싶어졌다..
칼국수집이 흔치는 않지만 본가쪽에서 본것도 같다..일단 본가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어쨋든 그곳은 여기보단 먹을거리가 많을테니까...

# 오후 1시반......칼국수를 먹다

요새 칼국수집을 찾기는 힘들다.
이년전만 해도 집앞에 할머니들이 하던 칼국수 집이 있었다.
인심도 후하고 맛있는 집이었다.
특히 메뉴는 바지락 칼국수였지만 원하면 바지락 빼고 칼국수를 만들어 주시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일년정도를 버티고나서 미용실로 바뀌었다.
우리동네에서 진정 살아남을수 있는건 고기집과 미용실 뿐이란 말인가?

                                [본가로 가는중 차창에 맺힌 빗물..제법 비가 많이 온다]

그냥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순전히 개인적) 칼국수집이 쇠락하기 시작한건 바지락 칼국수의 등장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래전부터 유행해서 칼국수의 대세가 되버린 바지락 칼국수..
바지락 칼국수를 처음 먹어본건..서해쪽으로 놀러갔다가 올라오면서 였을거같다.

그당시 사람들은 맛있다고 했지만 개인적인 취향상 면에다가 다른 향이나 맛이 강한 물건(?)을 넣어서 맛을 변화시키는게 매우싫기때문에 나는 바지락 칼국수를 싫어한다.
바지락을 넣어버리면 바지락 맛이 너무 강해져 국물맛이 이상하게 변해버린다.
많은 사람들은 그맛을 시원하다고 하지만..글쎄..오히려 텁텁하기만 한데다.
고유의 칼국수 맛까지 없애버린다.그래서 싫다.

암튼 머 이유야 어쨋든 우연하게도 예전에는 중국집만큼이나 찾아보기 쉬웠던 칼국수집은 이제 바지락이 많이나는곳
빼고는 쉽게 찾아볼수 없게되었다.바지락 안넣은 칼국수가 더 좋은데 말이다.

용케도 본가 근처에서 그런곳을 찾았다.
물론 간판은 칼국수집이지만 칼국수만으로는 버티기 힘든지.'복의 대중화'란걸 선언했단다..
머그런거야 어쨋건 이짐.....바지락 칼국수가 아닌것도 판다.
'매운 버섯 칼국수' 오호 마침 비오는날 얼큰하기도 할거같다...선택의 여지란 없다..'아줌마..매운버섯칼국수요~!'


                       [이놈이 그놈..그릇 엄청크다..따라서 양도 어마어마.하지만 미학적으론 낙제점]

버섯이란 놈을 과히 좋아하진 않는다..아니 싫다고 해야하나.약간 물렁이면서 씹히는 맛이 영...
게다가 정말 적당히 익히지 않는다면..딱딱하거나 아님 퍼지거나 둘중의 하나여서..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매운 버섯 칼국수의 이 버섯...정말 제대로 익었다..
딱 먹기에 좋은 감촉...너무 딱딱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퍼지지 않으면서 적당히 씹힌다.
게다가 맵지도 않게 얼큰한 국물..음 맛있다.

예전에 서울역빌딩에서 근무했을때 뒤쪽에 있었던 '명동칼국수'이후로 맛있는 칼국수 집은 이곳이 처음이다.
첫맛과 끝맛 모두좋다. '오호호호호호'
울색시 놀랜다..
'왠일이야? 버섯까지 홀라당 다먹었네?'
                .^^.    
'맛있다......'
                           [지리맑은 해장국을 시킨 색시..뒤에 보이는 발은 주무시고 계시는 우리 아들님]

                                                                    [아 정말 잘먹었다]
정말 포식한 관계로 숨쉬기도 힘들다..ㅋㅋ..
칼국수인 관계로 자주먹기는 힘들겠지만...그래도 담에 한번 찾아와야겠다...ㅋㅋㅋ


# 오후 3시......도서관에 가다

집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는건 굉장한 행운이다.
특히나 지어진지 얼마안된 최신식 도서관이라면 특히나 더..
하지만 나같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넝쿨째 굴러온 호박을 그냥 차버리는 격일것이다.

가끔 색시는 민우를 데리고 갔던 모양이다.마침 나도 빌릴책이 있는 참이라
간만에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은 사람들로 엄청 붐빈다.
게다가 아이들과...엄마 아빠와 함께온 울민우 또래의 애들도 많다.

내가 너무무심했다는 후회가 든다.
특히나 한쪽에 따로 마련된 유아 도서관에 들어가면  더욱 그렇다.

따로 만들어져있는 어린이 도서관내에서 다시 따로 방으로 만들어진 유아방은
책을 읽을수없는 유아들을 위해  부모와 아이가 들어가서 쉬기도하고
소리내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수 있는 공간이다.

유아용 책들이 구비되어있고 편안히 읽을수있도록 방이 꾸며져있다.

다른쪽방에는 스토리 텔링방이라고 해서.
부모와 아이가 같이 들어가서 책을 읽어줄수 있도록 자리가 꾸며져 있는 방도 있다.
자주이용할걸..

어쨋든 평소에 책읽어주면 좋아라 하는 우리 아들도
신났다.
이것저것 가져오면서 읽어달란다.

엄마가 읽어주면 다른책을 얼른 들고와서 또읽어달란다.
기특한 녀석..
그러기를 한 20분쯤...
녀석이 드디어 졸린가보다.
졸릴만도 하다..
아침부터 엄마 아빠를 깨워서 놀기시작해서 이제까지 안잤다.

엄마 아빠랑 같이 있으면 잘안잘려고 한다.
아마도 평소에 엄마 아빠와 떨어져 있어서 그런듯.

차안에서 아빠품에 안겨자는 모습이 귀엽다.

아아...그러고보니..어제 워크샵에서 돌아온이후로 나도 많이 안잤구나..
집에가서 한숨자야 쓰겄다...
그런데 색시가 그냥 놔둘지 걱정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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