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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녀석이 가출을 감행했다.(허걱..)
사실 가출이라고 해봐야 멀리 나간것도 아니긴 하지만..정확하게 집을 나간다고 하고 나온 거니까 명목상 가출은 가출..

금요일 저녁.평소보다 일찍 집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는 순간 이상하게도 현관앞의 복도에 불이 켜져있고 현관문은 반쯤 열려져 있었다.누군가 손님이 왔나 싶었는데 엘리베이터 문앞에서 마주친건 검은 봉다리를 들고 시무룩한 얼굴로 서있는 민우.

첫번째 든 당연한 생각은 민우가 무슨 잘못을 해서 엄마한테 혼나서 벌서고 있나 하는 생각.민우에게 물어본다

"엄마한테 왜 혼났어?"
"혼난거 아니야"
"그럼 왜 밖에 서있었어?"
"나 그냥 다른 집에 가려구"
"다른집? 어디 세훈(같은 동 몇층아래 있는 친구)이네?"
"아니 그냥 모르는 집"

이게 무슨영문인가 해서 색시에게 탐문한 결과는 이랬다.
민우가 오늘 견학가면서 깜찍이(뚜껑부분에 깜찍이 모양의 열쇠고리가 달린 음료수)을 사갔었는데 민우가 콜렉션(?)중인 깜찍이를 그만 잃어 버린 모양.그래서 민우는 저녁때 깜찍이를 다시 사달라고 했는데 엄마가 거절한 것이다.

결국 상처입은(?) 민우는 거실에서 놀다가 엄마에게 갑자기 다른 모르는집에 가겠다고 가출은 선언하고는 주위에 있던 검은 봉다리에 자기가 맘에 들어하는  짐(연필,필통,파워레인저 무전기,이뻐하는 전구)을 싸가지고는 현관문을 나선것.

황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한 색시는 일단 말리지 않고 지켜보기로 한거였고 민우는 결국 내가 올때 까지 막상 나가겠다고 선언은 했고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고 엄마가 잡아주면 모른척하고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엄마는 붙잡지는 않고한 연유로 몇십분은 그렇게 문밖에서
고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어이없는 사건의 전말은 이거 였고 나중에 민우에게 어디로 갈건지를 물었더니 모르는집에가서 산으로 갈거라고 한다.대체 이녀석의 이 황당한 시츄에이션은 어디에서 배운걸까?.애들은 갑자기 엉뚱한 행동으로 깜짝 놀래키기도 하는데 이번에 이 코미디는 대체 웃어야 할지 심각하게 화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를 않는다.

심각하게 타이르고 혼을내야 하는 이 상황에 웃음만 나오는건 전혀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녀석의 돌발행동 때문이다.
과연 녀석은 자기가 했던 행동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는 있는 걸까?.
다시한번 집을 나가겠다고 하면 크게 혼낼거라고 마무리는 했지만 과연 녀석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벌써 녀석의 마음엔 질풍노도의 시기가 다가온 것일까?....그건 좀 빠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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