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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두 주인공]

어느덧 영화를 개봉하면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주욱 펼쳐진 예능 프로그램에 순차적으로 등장하는게 관례가 되버렸다.'원스 어폰 어 타임'의 주인공들도 어김없이 여기 저기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 해 주시는 수고를 마다 않으셨다.

31일에 개봉한 두개의 한국영화 '슈퍼맨 이었던 사나이' 와 '원스 어폰 어 타임' 둘중에 어떤 영화를 볼까 살짝 고민했지만 박용우씨가 보여준 카리스마('혈의 누'와 '달콤 살벌한 연인')에 끌려 원스 어폰 어 타임을 선택.

이건 뭘까 코미디인가? 스릴러 인가?

대략 민우의 표까지 구매해서 안락한 영화 관람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개봉 다음날인 금요일 저녁의 영화관은 100여석정도 되는  관람석의 반정도를  채울까 말까.'흠.. 홍보가 덜 된걸까?.이랬으면 민우표를 굳이 사지 않았어도 될걸'.아마도 흥행 대박을 날리기엔 초장의 기세가 별로 좋아 보이진 않는다.

색시에게 코믹이 기본인 영화라고 했건만(아마 광고도 그랬지?) 영화는 불친절 하게도 웃어야할 포인트를 잘 알려주지 않는다.인디아나 존스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한 감독의 바램은 알겠는데 포복절도 하도록 크게 웃기지도 못하고 액션도 정말 맛만 살짝 보여주면서 막판엔 '범죄의 재구성' 같은 반전을 넣을 바에야 아예 애초에 한가지만 잘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결국 영화내내 별 감흥없이 심심하다 보니 막판을 위해 꼭꼭 숨겨둔 비장의 카드인 반전도 별 힘을 받지 못한다(대략 멍~).

주인공은 누구 인가?

사실 이 영화에 이보영이 나온다는 것도 영화 선택에 살짝(아주 조금^^)보탬이 되긴 했지만 애초에 해당화라는 카리스마 넘치는(포스터에서) 포스는 정녕 포스터에서만 존재하시는 데다가 아예 작정하고 망가져 주지도 않았다.뭐 좀 애매 하다고 할까.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한 덕분인지 안타깝지만 보영씨는 별 존재감 없어 보인다.

박용우씨 역시 '달콤스'의 캐랙터를 차용한것 같기도 한데 그보단 좀 심심하다.뭐 그래도 평균이상은 하지만 내 기대치엔 역시 미달.

아마도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아마도 주인공 만큼이나 많이 나오며 영화의 주요 공간을 제공하고있는(느낌으로만 본다면 주인공보다 훨씬 많은) 성동일이 아닐까 한다.성동일이 나오는 씬들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웃었던 씬들이었으며 막판엔 영웅본색 만큼이나 비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신다.성동일 마져 나오지 않았다면 이영화를 어찌 봤을런지.

성동일이야 말로 심심한 두루마리 휴지같은 이 영화의 올록 볼록 엠보싱 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가문의 영광의 인연때문에 특별출연 하게 된것같이 보이는  '임형준'씨는 특별출연 이라기보단 조연 만큼 많이 나오던데 대체 특별출연의 정체는?.특별출연이면 출연료를 안받는 것인가?.

시리즈로?
그래도 이 영화의 인상깊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성동일의 클럽 장면이다.처음 시작할때 와 끝날때 이 클럽의 손님들을 보면 바뀐 세상을 실감할수 있다.
일제 강점기의 이보영의 노래를 듣기위해 테이블을 꽉 채운 사람들은 일본인들 이었다.이제 해방이 되서 마지막 장면에 그자리를 떠난 일본인 대신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미군을 비록한 서양인들 이었다.
해방은 되었어도 이게 진짜 해방된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서얼마~ 그렇게 깊은뜻이?)

어느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시리즈로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글쎄 지금 이영화로 봐서는 흥행 성적도 그런것 같고 시리즈의 제작여부가 암울하다고 볼수밖에는 없겠다.지금보다 성격을 명확히하고 감독을 좀 바꿔준다면 혹시 모르지...


ps.
임형준씨의 극중 이름이 그 유명한 '노덕술' 이다.노덕술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보다 더 조선인을 잔인하게 고문하기로 유명했던 공공의 적 이었다는데 해방후엔 반공 경찰로 성격을 바꿔서 이번엔 이승만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면서 좌익(혹은 좌익으로 몰린)퇴치에 앞장서서 그 고문기술을 유감없이 발휘 했다.

4.19후 체포되긴 했지만 그후 석방되서 종적을 감췄단다.어디서 잘먹구 잘살다 제명에 죽은 것이지.친일파를 제때에 청산하지 못한 우리나라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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