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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으려면 필수적으로 감수해야 하는 것은 엄청 큰 식당이 아니고 서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다.덤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면 의례히 겪게 되는 불친절과 천천히 식사를 즐길 수 없게끔 만드는 음식점의 사정 이랄까.

많은 음식점들이 차차 유명해 지면서 그 음식점이 최상의 서비스와 질로 제공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는 사람들이 몰리고 그에 따라 서비스와 음식의 질이 유명세를 탈 즈음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지는 안타까운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물론 안 그런 집이 더욱 많겠지만).

울 동네에는 처음에 산에 다니는 사람들의 입 소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주변에 동종 가게의 난립을 가져온 유명한 수타 자장면 집이 있다.수타이다 보니 배달은 안되고 먹으려면 직접 가게를 찾아가야 하는데 이 가게는 그 유명세에 평소에도 식사시간에는 많이 기다려야 하고 특히 주말에는 점심시간 이후로는 보통 30-40분 정도는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수 있다.나도 이 곳에서 자장면을 한 두번씩 먹은 이후로는 절대 집에서 자장면 시켜먹지 않게 되었다.

마침 어제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아내가 탕수육(그집의 진미는 탕수육) 먹고 싶다는 말에 가정의 평화(?)를 위해 바로 그 자장면 집에 들르기로 했다.이 곳의 삼선자장은 오징어(인지 낙지인지)를 너무 많이 넣어주는 바람에 그냥 자장면을 시켜먹는 편인데 이번엔 자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했다.

유명해 지기 시작할 때 부터 직원들의 친절은 밥말아 먹은 데이긴 하지만 몇 개월만에 찾아온 이곳의 직원들은 이전보다 더 불친절한듯 보인다.미소하나 보이지 않는 얼굴하며 귀찮다는 말투.음식맛만 아니라면 별로 오고 싶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음식도 영 시원치 않다.탕수육은 맛은 비슷했지만 이전의 그 탕수육은 아니었다.게다가 수타 라고 해서 바로 뽑아서 나온 자장면은 맛을 느끼기 힘들만큼 불어 있었던 것.혹시나 우리 것만 그런가 했더니 옆 테이블에서도 "예전만 못하다"는 비슷한 볼멘소리를 하는게 들린다.한 테이블 건너는 가족끼리 왔는데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애초부터 친절 이란걸 기대하고 온 곳이 아니라 음식 맛으로 그나마 찾아온 것인데..역시 유명세를 탄 가게가 타락하는 전형적이 과정을 거치고 있는 듯 해서 씁슬 하다. 바로 주변에 같은 수타 자장면집이 2군데나 생겨서 이렇게 계속가다간 어느순간에 가게 말아 먹을지도 모르겠다.

뭐 그런거야 이 가게 사정이긴 하지만 그동안 입을 즐겁게 해준 맛집 하나를 이번에 잃었다.이제 어디가서 맛있는 자장면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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