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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사고
목요일 그대로 대형 IT회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각.갑자기 서버들이 줄줄이 다운되는 것이 아닌가.처음엔 WAS가 과부하나 일부 어플리케이션의 오류로 다운됐나 생각됐지만 아예 각 서버가 다운된 것이다.그렇다면 IDC에서 직접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건데…
IDC센터를 통해 알아본 결과 IDC의 전압설비가 붕괴(-.-;;;정확하게는 변압기가 아작 났다는) 되서 UPS가 30분간 버티고 있다가 자가 발전기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발전기가 우리 믿음을 여지없이 배신한 것.올 초에도 불의의 사고가 있어서 같은 일을 당하고 점검을 했던 것으로 아는데 뭐 이번에도 역시나 피해가지 못했다.
이런 경우 우려되는 건 역시 언제 복구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서버가 갑자기 다운 됐을 때 동작 중이었던 트랜잭션이 정상적으로 롤백 하면서 복구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날의 서버의 최종 복구시간은 거의 12시가 다 되어서였다.덕분에 사용자들은 모처럼 정시 퇴근하는 기쁨을 누렸겠지만 우리는 서버가 복구될 때 까지 기다렸다가 데이터를 체크 해야만 했다.
밤을 새운 운영팀의 얘기를 빌자면 서버를 올리고 데이터 확인을 다 끝낸게 새벽 3시쯤 됐다고 한다.그리고 다행히 가장 염려했던 데이터베이스는 말 잘듣고 복구되면서 위험했던 그날의 소동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하지만 무정지 시스템을 생명으로 해야 할 IDC가 두 번씩이나 비슷한 종류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글쎄 내년계획중인 재해복구 시스템이 갖춰지면 좀 이런 얼토 당토 않은 자연재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궁중 혼례
그새 좋던 날씨가 금요일 잠깐 비온 사이로 추워지더니 급기야 토요일은 구름과 바람으로 쌀쌀했다 따스 했다가를 반복했다.그런날 나와 등을 맞대고 근무하는 모~대리가 결혼식을 거행(?)했다.그것도 야외에서..ㅋㅋㅋ(잠깐 비오던 금욜은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TV에서 야외결혼식 장면을 드라마로는 많이 봤지만 실제로 보기에는 한 7-8년전 쯤의 남산에서 있었던 결혼식 이후로 두 번째.게다가 이번에는 정통 궁중 예식 이란다.
궁중예식이 열리는 곳은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의 궁중 대례장.이 궁중 대례장의 첫 느낌은 좀 쌩뚱 맞다 는 것.궁중 대례장이라는 이름에 경복궁 비슷하게 통째로 지어놓은 커다란 드라마 세트를 상상했었는데…용산의 궁중 대례식장은 길 양쪽으로 길게 도열해있는 현대식 전쟁장비들(탱크에서 미사일 비행기까지)을 지나면 나오는 곳에 아담한 규모로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 와서 기억나는 건 날씨가 매우 추웠고 예식시간이 성당에서 하는 만큼 길었다는 것이다.신랑 신부가 각기 왕과 왕비가 타는 가마를 타고 입장 하는데에만 10분쯤 걸렸고(아마도 궁궐 내를 다 돌고 오는 듯한 -.-) 축가대신 등장한 축하 사물놀이는 식의 반정도의 시간을 가져갔다.일단 일반적인 예식과는 달라서 다음순서를 예상할 수 없었다는 점이 하객으로썬 가장 큰 어려운 점이 아니었나 생각된다.또 야외이고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 지는 바람에 장시간 집중하기가 힘들어 지다 보니 자연스레 식이 산만해지고 자리를 뜨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이 좀 아쉬운점 이었다고 할수 있다.만약에 날씨가 지금보다 훨씬 좋은 봄이나 가을쯤의 야외예식이었다면 틀림없이 재미있고 흥겨운 자리가 됐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넉넉한 예식시간에 왕과 왕비가 되어본다는 즐거움과 특별한 예식이란 점이 추억으로 남는다면 까짓거 추운 날씨에 1시간 가까이 무거운 머리(사극의 궁중 의식에서 보이는 왕비들의 그 머리)를 지고 있어도 본인들에겐 행복하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반면,
나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은...
"이 동원된 많은 엑스트라들 하며..셋트 하며 예식비가 꽤나 나오겠다" 라는 것이었다.아무래도 난 결혼하고 나이를 먹은 게 맞기는 맞나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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