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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유아 교육 책에 일관되게 적혀져 있고 또 강조되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어떤 이유에서건 절대로 애들을 때리 말라는 것 이다.잘못한 이유를 알아듣도록 말해주고 반성하도록 지도하고 나쁜 일을 저지를 때의 인과관계와 그 일로 야기될 결과로써 아이들을 타이르라고 말하고 있다(헥헥).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서 의심 가는 한가지는 과연 책을 쓴 사람들은 애를 낳아서 길러본 사람들일까.혹은 그 집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이길래 책대로만 하면 고분고분 말을 잘 듣고 올바로 크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아이들 특히 4-5 살 때쯤의 말을 죽어라고 안 듣는 과격한 남자아이들(특히나 파워 레인저 나 유캔도 같은 어린이 폭력물에 그토록 열광하는)을 다루다 보면 손쉬운 방법인 체벌(?)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자주 받는다.하지만 부모의 마음이란 게 혹시나 삐뚤어지지 않을까 혹은 가슴이 아파서 쉽게 애에게 체벌을 가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어제 독한(?)마음을 먹고 민우에게 매를 들었다.

책에 있는 대로 타일러도 보고 알아듣게 설명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다.애들이니 의례 그려려니 해도 마음에 안 든다고 떼쓰고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보아도 알아듣는 기색은커녕 더욱더 떼쓰고 울기만 한다.

아마도 이게 혼자인 아이들의 특성이긴 한가 본데 민우는 그 정도가 좀 심한편.

한번 울면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통에 목소리는 변하기 일쑤고 이제 목소리가 제목소리를 찾나 싶으면 여지없이 한번씩 울어대서 이젠 원래 목소리가 어땠는지 기억조차 없다.

그런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주의하고 또 주의하며 혹여나 삐뚤어지거나 주눅이 들까 조심해서 키웠건만 오히려 애가 더 반항적이고 버릇없고 잘못 키워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회의가 앞선다.

그렇게 타이르면 타이를수록 더욱 반항하며 힘차게 울어대던 민우가 매를 들자 마자 잘못했다고 이젠 울지 않겠다고 죄송하다고 한다.글쎄 내가 잘한 일인지 혹시 이 일로 민우가 아빠를 무서워 하게 될지 또 성격이 잘못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게다가 과연 이 매의 효과란 게 얼마나 갈지도 의심이 간다.

매를 맞고 용서를 빌고 나서 훌쩍이면서 엄마 옆에 누워서 '엄마 아파' 하는 민우를 보면서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 녀석인데..아깐 그렇게 미워 보이다니…

아마도 어렸을 적 나에게 매를 들었을 때의 우리 부모님도 같은 심정 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달라서 정해진 책이나 매뉴얼대로만 키울 수는 없겠지만 부모가 어쩔 수 없이 매들 들었던 지금 순간 만큼은 마음이 몹시도 편치 않다.

"민우야 아빠,엄마말씀 좀 잘 들어 주렴.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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