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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착각 하게 되는 게 민우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완전히 아기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항상 즐거울 거라는 거.어쩌면 착각이 아니라 부모의 한결 같은 바람일지도 모른다.가만히 녀석을 들여다 보며 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민우야 너 평상시 무슨 생각 하면서 사니?".

풋풋풋..지난 몇 주 동안 민우는 엄마와 아빠의 근심 거리였다.엄마와 아빠말에 툭하면 신경질에 무조건 "싫어"와 "엄마 미워" 를 남발하면서 울어 대기(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괴성) 일쑤였다.더불어 밥까지 잘 안 먹으면서 걱정을 태산만큼이나 쌓아 놓게 했다.그런 민우의 등살에 민우 엄마 역시 힘들고 지치긴 매한가지.결국 우리가 민우를 잘못 키운 게 아닐까 하는 심각한 고민 까지 하게 되었다.딱히 생각해 봐도 그다지 남들보다 잘 못한 것도 아닌 것 같고 급기야는 동생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에 도달 하기도 했었다.

한 때 일거라는 자조 섞인 위로와 함께 너무 TV를 보여준 것인가 해서 TV를 꺼보기도 하고 생각하는 의자(울면 앉혀서 생각하게 하는)를 만들어 울 때마다 이유를 말해주고 앉게 해서 잘못을 생각하게 하는 나름대로의 벌을 주기도 하고.. 하는 방법들을 동원 했지만 녀석의 투정의 끝은 어디까지 인줄을 몰랐다.

그러던 녀석이 갑자기 일주일 전부터 정반대로 천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엄마 아빠에게 온갖 귀여운 척과 함께 살랑 거리 지를 않나.왠 일로 엄마 아빠의 말(이건 나쁜 짓 이야.이거 하자)을 너무나 순순히 따르지를 않나.밥은 평소대로 어른 밥공기 만큼의 밥을 척척 먹어 버린다.게다가 매 순간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아빠 엄마를 상대로 즐거운 장난을 계속 해서 걸어온다.

도대체 그 동안 뭐가 잘못 됐었던 걸까?.우리는 그냥 그 동안 엄청난 걱정과 고민을 안겨줬던 민우의 만행(?)의 그 이유가 아마도 민우의 감정 기복 때문 일거라고 믿기로 했다.우리가 민우도 감정의 기복이 있고 생각하는 하나의 인격체라는 걸 부모라서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던 듯 하다.우리가 항상 즐겁고 기분이 좋을 수 없듯이 민우도 모든 게 즐거울 때와 괜히 짜증이 나는 때가 있는 게 아닐까?.

이런 게 성장하면서 당연히 겪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똑 같은 일을 얼마나 더 겪으면서 가슴을 졸이게 할런지...

나도 어렸을 때 아마 저랬었겠지?.이제 한 발자국씩 부모의 마음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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