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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주연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영화화 되었던 검은집의 작가 기시유스케의 특이한 장르소설 하나가 있다.SF소설인 신세계에서가 그 주인공인데 이책 제목이 신세계에서인 이유는 드보르작의 신세계와 관련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소설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관점이기 때문이다.

(소설 스포 주의 .. 소설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신세계에서 -기시유스케-

영화나 드라마 소설로 인해 익숙해진 미래사회의 풍경은 주로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에서 처럼 기계문명이 인간을 지배한다거나 매드맥스나 폴아웃처럼 핵전쟁 이후 황폐화된 적자생존,무법천지의 디스토피아적인 이미지이다.반면 기시 유스케가 그리는 미래사화인 신세계는 핵전쟁(?)이후 문명이 붕괴한건 비슷하지만 괴물과 초능력이 공존하는 설화시대의 일본처럼 미래세계를 그리고 있어서 낯설기도 하면서 기시감(이를테면 원령공주가 떠오르는)이 들기도 한다.

신세계의 배경이 되는 일본 관서지방의 마을은 언뜻 보기엔 평화로운 일본 시골농촌같은 모습이지만 실상은 마치 히틀러가 꿈꾸던 디스토피아적 사회위에 이루어져 있다.생물학적으로 열위한 인종은 이미 사람보다 열등한 동물과 DNA가 교배되고 개조되어 오래전에 인간의 노예로 전락했고 살아남은 인류중에도 사상(이를테면 반 사회적일 거같은 징조가 보이는)이 의심되는 개체는 17살이 되기전에는 언제든지 배제(말그대로 배제,나중에 밝혀지기로는 일종의 암살형태로 말살됨)되고 기술,지식,인구까지 완벽히 통제되서 겉으로는 한없이 평화로워 유토피아 처럼 보이는 디스토피아다.

대부분의 미래물에서 그리는 디스토피아가 그렇듯이 신세계에서의 배경도 핵전쟁과 비슷한 대형 말살로 인해 대부분의 현생 인류 문명이 붕괴한 이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데 모든 멸망의 시작이 그렇듯 이책에서도 멸망은 인간이 만들거나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터미네이터의 인공지능과 신세계에서의 신생인류)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한다.그런면(인간보다 우월안 어떤 존재의 출현)에서 보자면 지금 우리는 어쩌면 멸망으로 가는 입구에 서있는지도 모른다.바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나는 4차 산업혁명이 다른 많은, IT산업의 마케팅 용어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지만 매스컴을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지금 가장 진지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이다.4차산업 혁명이란 정확하게 무엇인가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지만 그 실체를 정작 명확하고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인 의견은 초연결과 딥러닝으로 대변되는 기계의 학습능력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단순 반복적이던 일을 주로 기계가 대체하던것을 넘어 사람의 판단과 대처능력이 필요한 서비스업까지 대체하는 혁명적인 변화라는 것이다

터미네이터에서의 스카이넷이나 제네시스에 적용되는 기술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얼마전에 나온 책 로봇의 부상(Rise of Robot)이라는 책에 좀더 과격하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암울한 미래가 담겨있는데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여겨지던 음악이나 미술같은 추상적인 창작의 분야에서 까지 로봇이 머지않아 그자리를 차지할 꺼라는 예측이었다.

로보캅에서 만악의 근원 OCP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4차산업혁명이 온다는 전제하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하나는 지금도 부족한 사람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줄어드는 일자리에도 불구하고 4차산업혁명이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는 하지만 그 기회란 지금 부를 쥐고 있는 소수를 대체할 더욱 소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잠시 열린다는 거지 기회 자체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아마도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그런것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갈 것이고 생산력과 더불어 점점더 벌어지는 정보의 불균형과 독점은  더욱더 부의 집중화를 지금보다 가속 시킬지도 모른다.어쩌면 멀지않은 미래에 로보캅에서 보여지는 사기업에 의해 도시가 유지되는 그런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신세계에서로 돌아가보자.모든 디스토피아 물이 그렇듯 한번 폭풍이 지나간 미래의 지구는 동네 주민 찾기가 사막에서 바늘 찾기 만큼이나 어렵다.인구가 대폭 줄어든 사회,기술이 선사시대 만큼으로 퇴보된 사회.신세계에서 기득권층은 이전과 같이 기술문명의 과도한 발달에 의한 문제를 막기위해  과거 지식의 공유를 엄격히 금하고 접근을 막았으며 생각의 자유를 제한하고 열성인종을 노예화 하고 자신들내에서도 열성인자를 가진사람들을 인위적으로 제거해서 겉은로는 이상적인 사회를 유지하고 있다.여기서 이 신세계를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로 만드는 것은 이러한 체제에 반기를 들었던 주인공들 조차 자신이 그 위치에 오르자 사회 유지를 위해 똑같은 짓을 벌이게 된다는 것(결국 해결된건 하나도 없었다).

디스토피아적인 상상에도 불구하고 4차산업혁명이 60억이 넘어가 70억이 다되가는 인구가 다같이 노동에서 해방되어 행복한 삶을 사는 미래를 가져 올 수 있을까?.어쩔 수 없는 대안이긴 하겠지만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야 말로 현재의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만 희생하면서도 불만을 잠재워 그들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금의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유인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내아들의 아들이 장성한 시점에서 과연 사회의 질서가 적당한 타협과 양보 그리고 공감을 통해 지금과 같은 사회질서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을지 아니면 영화적 상상력이 주로 그리고 있는 디스토피아로 가고 있을지 궁금하다.

ps.인터스텔라의 그 대사에 동의하지 않는다.인간은 물론 항상 그 해답을 찾긴하겠지만 그 해답은 알고 있더 하더라도 항상 비싼 댓가를 이룬 뒤에나 깨달아 지거나 실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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