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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완투의 고독한 전설,'황태자' 윤학길

태어나서 지금까지 쭈욱 서울근교에서 살아왔지만 프로야구가 시작했을때 부터 내가 좋아하던팀은
서울에 연고를 둔 MBC 청룡이 아니었다.

특이하게도 난 프로야구 초창기 부터 롯데 자이언츠팬 이었다.
음..돌이켜 보면 그  특이한 색깔의 초창기 유니폼부터 정이 들었었나 보다.
하지만 무엇보다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하게 된건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 존재였다.
전무후무한 코리안시리즈 4승으로 혼자서 팀을 우승시켜버린 전설적인 투수.그의 특이한 투구폼과함께 오만한 눈빛은 나의 우상이었다.

그런 최동원의 뒤를 이어 롯데의 에이스를 물려받은 사람이 바로 윤학길.
저런 투수가 있었던가 에서 시작해서 최동원이나 선동렬에게서 느껴지는 카리스마라고는 전혀 느낄수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이 카리스마 제로의 투수가 등판하는 날이면  상대 타자들은 힘을 못쓰는 바람에 경기가 재미없어져 버리곤 했다.
암튼 초반만 잘넘기면 그이후는 타자들은 윤학길의 공을 잘 쳐내지 못했고 지든 이기든 점수를 많이주면 3점
보통 1 - 2점안에서 끝내곤 했었으니깐.

참인상도 좋은 아저씨처럼 넙적하게 생겼었었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롯데도 진짜 많이 부려먹었었는데 그렇게 혹사하면서도  매년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는거 보면 그때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런 대단함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나도 윤학길을 가장 기억하는 경기는
다른 투수들처럼 코리안 시리즈 우승하는 그영광의 순간이 아니라..
삼성과의 준플레이 오프경기에서 빗속에서도 역투를 하면서 몇점 안주고도 역전패하면서 씁쓸해 하는 그의 모습이었다.
언제나 페넌트 레이스에서 로테이션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게임당 완투 가까이 던져주면서 에이스 역할을 해냈지만
언제나 포스트시즌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지금보면 한팀의 에이스라고 보기엔 참 카리스마와 존재감 없어보이던 선수였지만 어느 감독이라도 정말 좋아했을 만한 투수라는 생각이든다.
롯데 역사상 최강의 에이스이지만 불운하게도 황제는 될수없었던 마운드의 황태자(중계진에서 윤학길를 소개할때면 입버릇처럼 하던 별명 -
그땐 왜 황제가 아니라 황태자였는지 몰랐지만).
그가 임팩트가 부족해서인지 대다수 사람들에게  저평가되는게 지금도 롯데 팬인 나로서는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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