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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을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것으로 키우는 부모들을 놀래키기도 한다.그런때를 보고 있노라면 이녀석이 어느틈에 이렇게 자랐지라는 생각이 든다.특히 애들은 금방 배우고 익히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기억하고 알아듣는다.
우리집엔 이제 만 두돌을 7달쯤 넘긴 네살짜리 민우라는 아들녀석이 있다.이건  그 민우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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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녀석]



Episode 1. 뚜껑의 귀환


어제일 이었다.주말을 맞아 대청소 시작.진공청소기(사실 이 진공청소기의 입구의 양날개가 양쪽으로 구부러지도록 설계되어 있었는데 민우가 두개따 뿌러먹어서 얼마전 새로 사다가 교체했다) 로 구석구석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먼지털고 청소하고 이참에 한달전 에 없어진 스팀청소기의 뚜껑을 찾을참이었다.스팀청소기는 굉장히 유용한 물건인데 한달전 민우녀석이 그 청소기의 물뚜껑을 빼서 가지고 놀다가 어디가 감춰버렸다.그후로 찾을려고 무진 애를썼건만 찾지 못하고 있었던 물건이었다.
이리저리 뒤치고 청소하면서 의심나는부분인 TV 테이블까지 들춰냈건만 결국 찾지못하고...
이번엔 스팀청소기를 써보고자 응급처치.구멍을 플라스틱 뚜껑으로막고 테이프로 말은것.
일단 시작은 좋아 보였다.하지만 물이 끓기시작하자 테이프를 삐집고 쏟아지는 뜨거운물...'악~~~~'

보기좋게 포기하고 돌아다니는 민우에게 청소기를 가르키며 장난삼아 물어봤다.
'민우야 너 이뚜껑 너 가지고 놀다가 어따 버렸어? 너때문에 청소를 못하자나!'
민우가 하는말  '청소기.어 뚜껑?' .. '응'
그소리를 듣더니 민우 마치 어디있는걸 아는것처럼 베란다에 있는 런닝머신위로 올라가더니 러닝머신밑 공간을 찾아보는 시늉을 하는것이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러닝머신밑을 들여다 본순간...'심봤다!!!!!'

이럴수가 한달전에 잃어버렸던 뚜껑이 거기에 있질않은다.우리둘다 웃을수 밖에 없었다.
애들이란 알다가도 모를존재다.한달전에 자기가 가지고 놀다 쳐박아둔 물건을 찾아낼수 있다니..
그덕에 청소는 깨끗이 하기는 했다.기특한 녀석..우리아들 혹시 천채아니냐??????? ^^;;;

Episode 2. 나는 엄마가 지난 5분전에 한말을 알고 있다

점심때쯤..정리가 끝나고 점심을 준비하던중.부엌에서 이것저것을 만지던 민우에게서 위험한 물건을 빼았았다.그순간 부터 시작된 땡깡.울기 시작한다.보통 졸리고 배고프면 그러는데 암튼 여러가지로 삐졌나 보다.게다가 밥은 먹기 싫은것 같고
이리 저리 달래보지만 계속 운다(말이 우는거지 눈물도 안흘리면서 땡깡!).

엄마가 달래본다 '민우야 아빠가 빙뱅붐 틀어주신대.그만울고 가서봐라' ..
'시러..앙~~'
계속 운다.
그래서 이번에 다른걸로 달랜다.
'민우야 요구르트 줄까?'
'시러..앙~~'
그 좋아하는 요구르트도 안통한다.그래서 뺏었던 물건을 다시줘보지만 여전히 싫다고 치우란다.
아마도 대단히 삐지신듯....
'민우야 그럼 아빠가 마이쮸줄까?'
애들은 너나없이 좋아한다는 그 마이쮸..        드디어 통했다....
'마이쮸?' 하면서 그치는 민우 얼른 냉장고 앞으로 달려간다.
마이쮸 한통을 반토막 내서 주고 이젠됐다 싶은순간...

녀석 TV 앞으로 가서 자리잡고 앉는다.설마....???
'아빠..빙뱅부움!!!'
그렇다 마이쮸로 일단 목적을 달성한 녀석은 이전에 엄마 아빠가 약속했던걸 다기억하고 있던것이다.
'숭악한 녀석'
빙뱅붐 틀어주고 예상대로 마이쮸를 다 먹은후에는 요구르트를 요구...

켁...'졌다 ㅠㅠ'

애들은 우리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영리하고 대단한 존재들이다.애들 앞에서는 행동하나 말하나를 조심해야된다는 말 틀린게 아니다.
앞으로는 녀석과 약속할때 좀더 조심해야될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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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뭘썼을까?]

ps.보너스로 민우가 부른 곰세마리 민우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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