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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B

최소한의 전화예절

쿠니미 2006. 11. 28. 22:39
요몇일 외부에서 교육중이다.
우리들같은 직업군의 사람들에겐 교육이 필수이지만 일년에 한두번 갈까 말까한 교육이다.

교육이란게 새로운정보와 혹은 어렴풋이 알던것들에 대한 이해를 가져다주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더좋은 측면은 역시 회사일에서 잠시나마 벗어나...칼퇴근을 할수있다는것..
그래서 어찌어찌해서 어제 칼퇴근의 달콤함을 느끼던 그 순간..

한 11시쯤 정체불명의 전화가 왔다.
핸드폰이 없던시절에는 집전화로 전화할때는 경우에 따라 틀리지만 저녁늦게 전화하는건 매우 결례였고
왠만큼 중요한일이 아닌다음에야 날밝을때 하는게 통례였었다.

요새야 일인 일대가 기본인 핸드폰 시대이니 만큼 때를 가리지 않고 전화가 오긴한다.
아무리 그래도 내주위에는 아직 이렇게 야심한 시각에 전화할만큼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지인은
없었다.내가 부모님께 전화할때도 시간을 넘기지않는데 말이야..

어쨌거나 이런야심한 시각에 나를 핸드폰으로 찾는 전화란건 아마도 회사일게다.
야간에 배치작업들이 돌면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처리해야하니깐 담당자들에게 전화가 가야한다.

전화를 받으려고 한순간 벨이 끊긴다.
전화번호는 '발신자 표시제한'
음..어렵쇼..이상하네...
회사라면 발신자 표시제한을 쓸리가없다. 설사 못받았다 하더라도 확인후에 전화를 걸수 있어야 하니깐..

누굴까?

궁금해 했지만 당분간 전화가 안오길래 잘못걸린 전화이겠거니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밤12시 반쯤 잘준비를 할때 다시 전화가 울린다.
이번에도 '발신자 표시제한'
이시간에 울리는 전화란..도대체..진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쳐박았나...

일단 무시하기로 한다.진짜 중요한 전화라면 다시 하겠지...(^^)

그렇게 잠자리에 든다..
그런데 그렇게 꿈나라를 헤매던 시간..

옆에서 자던 색시가 깨운다..(나중에 핸드폰을 보니 새벽 2시 58분이었다)
'전화좀 받아봐 회사아냐?'
'아냐..괜찮아..나 교육중이라 안받아도 돼' 그래 사실그랬다..새벽에 전화오는걸로 봐서 회사임에 틀림이 없을것
이지만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신경쓰기 싫어진것이다.

하지만 역시 울리는 벨소리에 신경이 쓰였는지 울 마나님의 성화에 전화를 받는다.
그런데 잠결에 전화번호를 확인한순간
'발신자 표시제한'

암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아 나xx인데 지금 전화받을수 있어?'  - 어떤 여자 목소리
'여보세요 누구시라구여?'
'아 나xx라니깐 지금전화받을수 있냐구?'
잠결에다가 잘안들린다.여자가 술을 좀 했나부다 들뜬 목소리에 약간 혀가꼬부라져 잘안들린다.
하지만 왠지 목소리가 낯설지가 않다.
'야 나 xx라구..전화받을수 있냐구?'
'네..아응..말하세요' 엉겹결에 대답해버린다.

'나 지금xx인데 지금너 나와라'
'에??실례지만 어디거셨어여?'
'아이씨 나 xx라니까 '
'네..어디 거셨냐구여?'
'아 나 xx인데 거기 xx 아니야?' - 이런 썅 반말은...
'누구여? 실례지만 전화 잘못거신거 같은데요? 누구찾으세요?'
'어 xx 아니세요? (웃음 ... -주위사람들에게 말하는듯-  어 잘못걸었나봐) 이상하다 번호맞는데'
'아닌데요 ..전화잘못거신거 같은데요..'
'아네,,죄송합니다...뚝...'

음...아무리 친한사이라고 해도 새벽 3시가까이 되서 전화하는건 도대체 어떤 대가리를 달고 다니는 인간인지...

집전화가 아니니깐 그럴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제대로된 전화예절이라면 내가 누구인지 밝히고 찾는사람이 누구인데 맞는지 확인하는게 먼저아니었던가?

물론 첫번째로 나 xx인데 라고 했을때 잘알아듣지 못한 내가 잘못한 걸수도 있다.
또 전화받을때 네 누구누구입니다 라고 밝히지 않고 집전화 받는 것처럼 한 내가 더잘못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핸드폰이 보편화 된이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화할때 전화받은 사람이 내가 전화를 걸고자 했던
상대방인지 확인하는 예절자체를 잊어버린거 같다.
가끔은 나도 그런걸 잊어버리고 용건부터 시작할때가 있는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말이다...
최소한 이렇게 늦은 시각에 전화할때는 정말 중요한 일인지 꼭 전화해야 할일인지 생각해 보고
또 전화번호는 맞게 건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화됐을때 전화예절부터 지키자...썅...

어제 전화걸었던 그여자분
나의 성격이 삐딱해서 그렇게 생각하는건지  몰라도 어제 그일을 한순간도 부끄러워하고
반성하지 않았을듯 싶다.
아마도 술자리에서 어제 이야기를 무용담 삼아 이야기 했겠지 싶다.

모쪼록 이제부터라도 최소한의 개념과 예의라도 갖추고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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